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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an Blogger Club

이곳이 해운대의 시초…그곳에 지금 무슨 일이!

부산하면 제일 먼저 뭐가 생각나세요? 외지인들에게 물었습니다. 대개의 외지인들은 단연 해운대를 꼽습니다. 해운대란 이미지는 어떤 면에서 부산보다도 더 유명합니다. 그만큼 부산의 상징으로 국내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고 브랜드 가치도 높습니다.

이렇게 해운대가 유명하다 보니 구청 이름도 해운대구로 지어졌습니다. 혹시, 해운대의 유래에 관해 아시나요. 그럼, 해운대의 유래가 된 곳이 날로 훼손되고 있다면 어떨까요. 해운대의 유래와 해운대란 이름이 새겨진 역사의 현장을 찾아 함께 떠나볼까요?

해운대의 유래가 된 '海雲臺 석각'.

1. 해운대는 어떻게 유래가 되었을까?

부산을 상징하는 해운대는 어떻게 유래되었을까요. 그 흔적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필자는 몹시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역사의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해운대해수욕장을 돌아 조금만 가다보면 동백섬이 나옵니다. 이곳 동백섬 남단의 등대광장 아래엔 평범한 바위가 하나 있습니다. 이 바위엔 '海雲臺(해운대)' 라는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해운대의 시초가 된 '해운대 석각'입니다. 이 석각은 부산시 지정 기념물 제45호 입니다.

석각으로 내려가는 초입엔 표지판이 붙어 있습니다.  표지판엔 "이 석각은 고운 최치원 선생이 썼다고 전한다. 최치원이 어지러운 정국을 떠나 가야산으로 입산하러 갈때, 이곳을 지나다가 자연경관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대(臺)를 쌓고 바다와 구름, 달과 산을 음미하면서 주변을 거닐다가 암석에다 해운대란 세 글자를 음각함으로써 이곳의 지명이 되었다고 전해온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석각이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신라말의 대학자 최치원 선생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중요한 유산임을 한눈에 알 수가 있습니다.

2. 해운대를 지은 최치원 선생은 누구일까?

최치원 선생은 자(字)가 고운(孤雲) 또는 해운(海雲)으로 '海雲臺(해운대)'는 선생의 자인 '해운(海雲)' 에서 따온 것입니다.

선생은 일찍이 당나라에 유학하여 명문장으로 유명세를 떨쳤습니다. 특히, 당나라 황소의 난때는 그 유명한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지어 난을 평정한 일화는 지금도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습니다. 고운 선생은 당나라의 벼슬을 버리고 고국에 돌아왔지만 미처 뜻을 펴지 못하고 전국으로 구름처럼 떠돌아 다닙니다.

선생은 가야산으로 입산하러 가던 중 해운대에 들렀다가 절경에 심취되어 떠나지 못하고 머무르게 됩니다. 선생은 암반에 '海雲臺'(해운대)라는 글을 새깁니다. 이것이 해운대의 유래가 된 '해운대 석각' 입니다. 동백섬은 그야말로 선생의 자취가 오롯이 남아 있습니다. 정상에는 최치원 선생 동상과 시비, 해운정이란 정자가 있습니다.

해운대 석각의 글자 중, '雲(운)자가 훼손돼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다.

3. '海雲臺'(해운대) 석각 훼손 어쩌나?

최치원 선생이 새긴 해운대 석각의 오늘날 현주소는 안타깝다 못해 참담합니다. 훼손상태가 심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지경입니다. 외지인에게 감히 소개를 하기 꺼려질만큼 훼손상태가 심각합니다.

필자는 그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습니다. 필자가 찾은 이날 거센 바닷바람이 석각을 때립니다.

해운대 석각을 직접 보니 크기는 대략 가로 2m, 세로 2.4m 정도이고 평범한 바위에  '海雲臺'라는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해운대 석각'은 바람과 파도 등으로 인해 날로 손상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풍화현상으로 글씨가 마모된 것입니다.

특히 ‘雲’자의 경우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손상이 심한 편입니다.  인근지역을 자주 찾는 시민들조차도 달가워하지 않을 만큼 보존상태가 엉망입니다.

행정당국에서 설치한 쇠로된 얕은 울타리가 석각이 있는 지역임을 알게 할뿐 석각주변엔 밋밋하고 볼품이 없습니다.  부산시에서도 이 석각을 기념물 제45호로 지정하고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해 보존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훼손을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방치해 둔다면 아마도 이 석각은 앞으로 사진속에서만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뚜렷한 시설없이 사실상 방치되다시피한 해운대 석각.

4. 보존 대책은 없을까?

이 석각을 보존하고 역사적 의미를 유지하기 위해선 다양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현재 이 석각은 바닷가 위치에 바닷바람을 고스란히 맞고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유리로 덧씌우거나 원형은 다른 곳에 옮겨 영구 보존하고 현장엔 모형을 설치하는 등의 다양한 보존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 입니다.

홀로 해풍과 맞서며 방치되어 있는 해운대 석각

이 석각은 역사적 상징적 가치가 엄청난 유산입니다. 조속히 보존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이곳은 쇠로된 울타리만 쳐놓았을 뿐 그 이상의 보존대책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부산의 상징이자 해운대의 시초인 이곳이 뚜렷한 대책없이 오늘도 쓸쓸하게 바닷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어떠세요? 범시민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Posted by 세미예 (Semi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