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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비가 밀려 할머니 시체를 건네받지 못한 사연

점차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실버산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의료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때문에 최근 들어 노인 요양 시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는 이미 약 80여개의 노인 요양병원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일부 요양병원의 횡포가 심각하다. 출처 : 오마이뉴스

노인들의 건강과 복지를 목적으로 해야 할 이러한 요양병원들이 최근 ‘현대판 고려장’이라 불릴만큼 횡포가 심각하다는 것은 이미 TV나 신문 등을 통해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얼마 전 지인의 할머니께서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시어 방문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실제 눈으로 본 그 요양병원의 횡포는 언론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였습니다.

병원비를 내지 않으면 시신도 내주지 않는 요양병원의 횡포

퇴근을 한 저는 집에서 지인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병원에서 문제가 생겨 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마 제가 병원에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그 지인은 저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한 모양이었습니다. 지인의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것만 해도 큰일인데 문제가 생겼다고 하니 택시를 타고 가는 내내 불안함 마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이윽고 도착한 그 병원은 주택가에 위치한 허름한 노인요양병원이었습니다. 지인에게 문제가 뭐냐고 물어보자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부모님과 왔는데 시신을 방안에 그대로 방치해 놓고 인계를 해주지 않는다.’라는 황당한 얘기를 하였습니다.

더 자세히 들어보니 그 지인의 부모님은 경기침체로 형편이 어려워지자 몇 달 전부터 할머니의 병원비를 내지 못한 것입니다. 때문에 그 요양병원에서는 병원비를 모두 지불하지 않으면 시신을 내주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결국 그날 지인은 부모님과 눈물을 머금고 그대로 발길을 돌려야했고 다음날 어렵게 마련한 병원비를 지불하고서야 시신을 인계 받았습니다.

한 노인의 발이 썩어가지만 아무도 챙겨보지 않는 요양병원 출처 : KNN

병원에 의사가 없다? 막나가는 노인요양병원

병원비를 지불하고서야 지인과 함께 시체를 확인한 저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할머니의 시신은 돌아가실 당시의 장소인 요양병원의 방안에 하루가 지난 그때까지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고 이미 부패가 시작되어 악취가 진동하였습니다.

화가 난 저는 담당자에게 언성을 높여 따지며 사망 진단을 내린 담당 의사를 불러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의사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요양병원은 이미 오래전 퇴직한 70대 의사를 등록만 시켜놓은 것이었습니다.

의사도 없이 사망진단도 마음대로 내리는 요양병원. 의사의 면허만 빌려놓고 막장 운영을 하는 이러한 요양병원의 대담함과 파렴치함에 저는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과연 이렇게 버젓이 요양병원의 불법행위가 가능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병상수도 모르는 요양병원 의사 출처 : KNN

관계기관에 의한 꾸준한 관리와 관련법 개정이 절실

지난해 중순경 부산지역 75개 요양병원에 대해 특별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31개의 불법영업 병원을 적발한 사례가 있습니다. 작년 7월 1일부터 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되면서 간병비 등 정부의 지원만을 노리는 요양병원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습니다. 때문에 노인복지와 건강 등의 목적은 뒤로한 채 사업적인 이익을 노리고 설립한 요양병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예산난 등으로 지원이 어려워지면서 요양병원들은 부실 경영에 빠져 들었고 결국 이와 같은 횡포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사회약자인 노인들을 이용해 불법 이익을 노리는 요양병원들. 언론에 나올때마다 한 번의 단속에 그치지 않는 지속적인 관리와 단속이 요구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또한 고령화 사회와 맞벌이, 핵가족화, 효사상 결여로 인해 늙은 부모님을 모시지 않으려는 사회적 풍토 역시 큰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요양시설에 맡겨놓고 단 한 번도 찾아보지 않는 자식들도 많다고 하니 과연 이러한 것이 이들 요양병원들만의 문제인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Skin Science (http://blog.daum.net/yama1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