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는 이제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를 잡은 듯 보입니다. 해마다 부산국제영화제, 모래축제 등 각종 축제로 인하여 해운대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매년 여름이면 방문객 최고 기록수를 갱신하며 부산이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곳이죠.
해운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많은 외국 관광객들 ⓒ연합뉴스
얼마 전 친구와 함께 바람을 쐬고자 오랜만에 해운대를 찾았습니다. 그 날도 역시 해운대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날씨가 무더워서인지 선텐을 즐기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푸른 바다에 설레어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저도 함께 들뜬 기분이 들었습니다.
세계적 관광지 해운대, 문화의식은 아직도 후진국 수준
그렇게 시원한 바람과 푸른바다를 한창 즐기고 있을 때 뒤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가보니 관광을 온 어르신들이 만취가 되어 음주가무를 심하게 즐기시고 계셨습니다. 너무나 큰 고성방가에 주변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렸고 더욱이 외국 관광객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뒤 관광버스 기사가 가야할 시간이라고 말하자 다들 COOL 하게 자리를 뜨시더군요. 그런데 너무 COOL하게 자리를 뜨신 걸까요? 남은 술만 챙기시더니 먹다 남은 음식과 쓰레기, 깔고 앉았던 박스는 그대로 두고 가시더군요. 옆에 있던 제가 오히려 낯 뜨거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어르신들은 자신의 옷은 더러워질까봐 박스를 깔고 앉으면서 세계적 관광지인 해운대가 더러워지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었나 봅니다.세계적인 관광지 해운대의 현실, 버려진 쓰레기
고성방가와 쓰레기는 여의치 않는 COOL 한 어르신들
세계적인 관광지보다 개인의 재미가 중요한 사람들
해운대 구청에서는 해운대 백사장 전 구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였습니다. 때문에 적극적인 홍보를 위해 백사장 안에 친근함을 주는 홍보물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멀리서 보며 “참 좋은 아이디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가까이 가보지만 곧 큰 실망이 밀려오게 됩니다. 여기 저기 빈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낙서가 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부산의 좋은 아이디어가 오히려 부끄러운 모습이 되어버렸네요. 아무래도 담배 연기 없는 백사장보다 우리에겐 배려와 선진 문화의식이 먼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시설물들도 모두 우리 세금으로 만든 것인데 이런 사람들에게는 내가 직접 가진 것이 아니면 나의 재산이 아니라고 느껴지나 보네요. 아니면 "한국인은 이렇게 더러워요" 라고 알리고 싶은걸 까요?
해운대 백사장에 설치된 금연 홍보 시설물
"한국인은 더럽다"라는 것을 알리고 싶은 걸까?
물론 일부 사람들이 한 행동이지만 외국인들의 눈에는 그런 추태가 곧 한국의 문화로 비춰졌을 겁니다. 한국인의 이미지를 땅에 떨어뜨리는 행동은 그렇게 쉽게 하면서 쓰레기 잠시 주워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는지 물어보고 싶네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유산이지만 외국인보다 아낄 줄 모르는 일부 한국인의 모습. 정말 후손과 자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대로 간다면 해운대는 대한민국에 있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아니라 대한민국 스스로 버린 부끄러운 관광지가 되지 않을까요?
Posted By 아나로그맨 (Skin Science)